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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하 시 두 편......

꿈꾸는해바라기 2018. 5. 16. 04:47


낮은 곳으로


낮은 곳에 있고 싶었다.

낮은 곳이라면 지상의

어디라도 좋다.


찰랑찰랑 물처럼

고여들 네 사랑을

온 몸으로 받아들일 수만 있다면

한 방울도 헛되이 새어 나가지 않게

할 수만 있다면


그래, 내가

낮은 곳에 있겠다는 건

너를 위해 나를

온전히 비우겠다는 뜻이다.


나의 존재마저 너에게

흠뻑 주고 싶다는 뜻이다.


잠겨 죽어도 좋으니

너는 내게 밀려 오라.


바람속을 걷는 법2


바람이 불지 않으면

세상살이가 아니다.


바람이 잠자기를 기다리는 게 아니라

그 부는 바람에 몸을 맡기는 것이다.


바람이 약해지는 것을 기다리는 게 아니라

그 바람 속을 헤쳐 나가는 것이다.


두 눈 똑바로 뜨고 지켜볼 것,

바람이 드셀 수록

왜 연은 높이 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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