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길을 올라가면서 이렇게 생각했다.
이지(理智)에 치우치면 모가 난다. 감정에 말려들면 낙오하게 된다.
고집을 부리면 외로워진다. 아무튼 인간 세상은 살기 어렵다.
살기 어려운 것이 심해지면, 살기 쉬운 곳으로 옮기고 싶어진다.
어디로 이사를 해도 살기가 쉽지 않다고 깨달았을 때, 시가 생겨나고 그림이 태어난다.
인간 세상을 만든 것은 신도 아니고 귀신도 아니다.
역시 보통 사람이고 이웃끼리 오고 가는 단지 그런 사람이다.
보통 사람이 만든 인간 세상이 살기 어렵다고 해도 옮겨 갈 나라는 없다.
있다고 한다면 사람답지 못한 나라로 갈 수밖에 없다.
사람답지 못한 나라는 인간 세상보다 더 살기가 어려울 것이다.
옮겨 살 수도 없는 세상이 살기가 어렵다면, 살기 어려운 곳을
어느 정도 편하게 만들어서 짧은 생명을, 한 동안만이라도 살기 좋게 만들지 않으면 안 된다.
여기에서 시인이라는 천직이 생기고, 화가라는 사명이 내려진다.
예술을 하는 모든 삶들은 인간 세상을 느긋하게 만들고,
사람의 마음을 풍성하게 해주는 까닭에 소중하다.
살기 어려운 세상에서 살기 어렵게 하는 번뇌를 뽑아내고,
고마운 세계를 직접 묘사해내는 것이 시고 그림이다. 혹은 음악이고 조각이다.
자세히 말한다면 묘사해내지 않아도 좋다.
그저 직접 보기만 하면 거기에서 시도 생기도, 노래도 샘솟는다.
착상을 종이에 옮기지 않아도 보옥이나 금속이 부딪쳐서 나는 소리는 가슴속에 일어난다.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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