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생진/아내와 나 사이....
아내는 76이고
나는 80입니다
지금은
아침저녁으로 어깨를 나란히 하고
걸어가지만
속으로 다투기도 많이
다툰 사이입니다
요즈음은
망각을 경쟁하듯 합니다
나는
창문을 열러 갔다가
창문 앞에
우두커니 서 있고
아내는
냉장고 문을 열고서
우두커니 서있습니다
누구 기억이 일찍 돌아오나
기다리는 것입니다
그러나
기억은 서서히
우리들을 떠나고
마지막에는
내가
그의 남편인줄 모르고
그가
내 아내인줄 모르는 날도
올 것입니다
서로 모르는 사이가
서로 알아가며 살다가
다시
모르는 사이로 돌아가는
세월
그것을 무어라 하겠습니니까
인생?
철학?
종교?
우린 너무 먼데서 살았습니다
'♥글모음..'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백창우/내가 지금보다 어렷을 적엔 (0) | 2013.09.15 |
---|---|
이것이 추억입니다... (0) | 2013.08.26 |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 중.... (0) | 2013.08.21 |
마음이 열려있는 사람..... (0) | 2013.08.20 |
서량/떡갈나무의 오후 4시..... (0) | 2013.08.02 |